믿음으로 맺어진 인연, 크리스천 메이트
저는 원래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였지만 주변에 맞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소개팅도 거짓말 안 하고 100번은 넘게 했는데, 찾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앱을 깔면서 느낀 것은 기대감보다는 패배감이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나이 때문에 짝을 찾는 건가라고 생각하며 추천에 뜬 사진을 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예뻤습니다. 데이트 신청을 해봤습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수락되었다는 알림이 떴습니다. 우린 소개팅 남녀들이 많이 찾는 그런 레스토랑에서 처음 얼굴을 봤습니다.
첫만남 후 그 다음 주에도, 그 다음 달에도, 우린 만났습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비로소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건 만난 계기가 아니라 만난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에 달려있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여자를 어느 영화에서 나오듯이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더라도 사랑했을 것입니다. 직장 동료로 만났어도 사랑했을 것이고, 교회 친구로 만났어도 사랑했을 것입니다. 단지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더라면 이 사람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없어서 아마도 놓쳤을 것이라는 점 정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나와 일하는 분야가 다르니 직장 동료로 만날 일이 없었고, 사는 동네가 다르니 교회에서 만날 일이 없었을 뿐입니다.
우린 그렇게 결혼했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행복에 젖어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사려깊은 나의 이제는 결혼한 여자친구는 우리를 이어준 고마운 분들을 위해 후기를 남겨주자고 하였습니다. 잠깐 생각하다가 할 말이 떠올라 이렇게 적어보았습니다.
어차피 기독교인을 원한다면,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면, 처음부터 그런 사람을 그냥 찾는 것이 빠를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면, 유형별로 많은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함에 있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일에, 그리고 때로는 돈을 내는 일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거부감 때문에 혼자 끙끙 앓을 바에야, 나는 지금처럼 행복하게 사는 삶을 다시 선택하라면 백 번이라도 다시 선택하겠습니다.